투병일지

[갑상선암; 진단일] 유난히 여유있고 긴장도 안되는 날이었다

라라러블리 2023. 6. 1. 09:15

 


09시 20분 진료
주차장이 만차라 멀리에 주차하고 걷고 여유있게 오니 09시 15분 도착

초음파 하는날보다 유난히 여유있고 긴장도 안되는 날이었다
병원 가는 길 차안에서
오늘이 검사 결과 듣는날이라는걸 아는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혹시라도 누가 묻는다면 '괜찮대, 혹 같은게 있는데 괜찮은거래' 라고 말해야지 혼자 생각했었다

정확하게 20분에 나의 이름이 불렸고,
의사 쌤의 첫 마디는
"초음파 해보길 잘했네요"

'잘했네요'는 그냥 웬지 긍정적인 느낌, 웃으며 의자에 앉았다

"세침검사할때 아프셨어요?"
"네 엄청 아프던데요"
너무 해맑은 대답이었다

세침검사 결과가 나왔고 결과가 좋지않다고 말씀하셨다
그제서 "네? 진짜요?" 웃음이 멈췄다
"안좋다구요?"

갑상선 결절을 보통 6단계로 나누고 5단계와 6단계를 암으로 진단하는데 내가 5단계여서 암으로 판정이 되었단다

"네?"
정적이 흘렀다
머리가 하얘졌다
무슨말을 하시는건지
지금 현실인건지

초음파를 보여주는데 뭔지 모르겠지만 동그란게 보였고 그게 나의 암덩어리라는

불행중 다행이라고 크기가 크지않고 자리도 나쁘지않단다

이럴경우 6개월마다 추적관찰하며 관리하는 방법과 갑상선을 절제하는 수술, 이렇게 두가지 중 선택할수 있다고했다

1cm가 넘으면 바로 수술방법으로 안내를 하시지만 크기와 자리가 나쁘지않아 추적관찰을 선택할수도 있다고 하셨다

어떻게 할것인지 선택을 해야한다고 쳐다보시는데..
'내가 뭘 안다고 선택을 할수있는거지?'
......

"추적관찰을 하면서 크기가 커지지않으면 괜찮은건가요?"
그렇단다

그렇지만,
커지지않는다는 보장을 할수없고
커졌을때, 얼마나 커지고,  위치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그럴땐 수술 범위도 바뀔수 있다고....

이 말을 듣고도 수술을 안할 자가 있을까?

그냥 첨부터 수술을 하자고 하시면 맘이 편했을텐데..
괜히 안돌아가는 머리로 '어떻게 해야하는거지?'라고 외쳤던것같아 에잇

"수술할게요"

수술은 앞에서 얘기한것처럼 크기와 위치가 나쁘지않아 반절제로 진행할거고,
갑상선 절제 후 호르몬약을 계속 복용해야하지만 경과가 나쁘지않으면 약을 끊을수도 있단다

환자들을 많이 보셔서 그런지
간단한것처럼 말씀하셨고
괜히 나도 아무렇지 않은듯 대답했다

수술은 목을 직접 절개하는 방법과
겨드랑이를 절개해서 로봇 팔을 넣어 수술하는 로봇 수술이 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하고
둘의 차이는 비용과 흉터 여부였다

로봇수술로 결정을 하고 일정을 잡았다
너무 일사천리였다

정신없이 후루룩 진행되어서
원래 이런거냐고 물어봤더니
대부분 예상을 하고 오시고 빠른분들은 진단 당일 수술을 위한 검사까지 하고 가신단다

그러면서 환자분은 전혀 예상을 못하신것같다고 얘길하셔서 그렇다고 대답했다
전혀 예상하지못했다 전혀

나가있으면 코디네이터가 수술과 관련한 사항을 설명해준대서 나가 의자에 앉아있는데
'이게 현실인건가?'를 계속 생각했던것 같다

코디분께서 불렀고 불친절한 설명 덕에 기분이 나빴지만 그 감정에 힘을 쏟을 여력이 없었다

1층에 가서 중증등록과 입원실 예약하고 집에 가도된단다

중등등록은 암환자들의 경제적 사정을 도와주기위해 환자부담금의 10%인가만 내게끔 해주는 제도란다
이건 의사의 소견이 있어야하는거고
8천얼마 냈던 병원비를 취소하고 8백원으로 재결제 해줬다
웃음만 나오는 구간이다
좋아해야할일인건지

코디가 하라는걸 다 하고 나니 다시 멍해졌다
난 어디로 가야하는거지? 병원로비에 한참 서있었다
당장 뭘해야할지 이걸 누구에게 알려야할지
아무것도 결정할수 없이 서있었다

그래 마침 스타벅스가 있으니 커피한잔 마실까?
커피를 들고 또 한참 서있었다
자꾸 사고가 멈추고 걸음이 멈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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